단편영화에는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작년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서 동영상 수업을 촬영하고 유튜브로 올리면서 더 영화에 관심이 많이 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겨울방학 기어코 그 관심을 실행에 옮겼다.
부산에서 일주일동안 진행된 단편영화제작 워크숍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언제 실제 내 힘으로 제작을 할 수 있게 될 지 기약할 수 없지만, 마음만은 부푼 채로 일주일을 단편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것도 어릴 때의 기억이 묻어 있는 부산에서.
용두산 공원 부산 타워 밑에는 신기하게 아직도 꽃시계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어렸을 때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그 공원에서 (그 때 내 눈에는) 거대한 꽃시계를 보며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보니 그 크기는 내 기억 속의 이미지처럼 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아련한 내 기억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그 시계에게 고마움이 느껴졌다.
영화는 가상의 한 사이비 종교 신자들에 관한 영화였다.
시나리오 회의하면서 내가 낸 의견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 신자들이 그 종교에 회의감과 의심을 가지면서도 다들 눈치를 보며 그 종교를 떠나고 싶은 속내를 숨기고 있다'는 설정이었다. 결국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은 그 인간의 욕망을 반영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는데, 최종적으로 완성된 시나리오에서도 그런 설정과 내용이 부분적으로 담기게 되었다.
영화제작의 개요를 배우고 시나리오 제작부터 촬영, 녹음, 편집에 이르기까지 함께 했던 사람들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이었다. 맑은 영혼과 재기 넘치는 활력, 그리고 톡톡 튀는 창의력을 갖춘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일주일이 참 행복했다.
1인 영화감독을 해보고픈 나의 꿈도 언젠가 실현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부산에서의 일정을 마쳤다. 아쉬움이 많이 남긴 했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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