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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Baeminteacher

교사 승진체제 관련 토론










교직 발전을 위한 교원직급 다층화 방안 토론문


배민 (서울 숭의여고 역사교사)







1. 들어가며


발제자의 연구 내용에는 한국에서 초중등 학교 교사의 직급 다층화 및 직급별 교육과정 전문성 강화를 위한 모색의 결과가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현직 교원으로서 근무하고 있는 제 의견으로서 발제자의 연구 결과에 상당 부분 공감이 갔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발제자의 현행 교원직급체제에 대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핵심 주장인 교사 수습 과정의 필요성, 그리고 직급을 명확히 구분하고 직급별 승진 체계를 보다 분명하게 확립하는 것, 주기적 직무연수의 강화 등은 대부분의 교사들도 수긍하는 내용이지 않을까 합니다. 발제 내용 말미의 ‘제언’에서 언급된 네 가지 사항, 즉 관련 법령 개정, 수석교사 제도 활성화, 연수제도 개선, 그리고 호봉과 보수체계 연동의 필요성은 발제 제목인 ‘교직 발전을 위한 교원직급 다층화’를 고려할 때 타당한 사항이라 생각됩니다.


이와 같은 기본 시각을 공유하면서 저는 토론자 중에서 학교에서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경력 교사의 입장에서 다음의 논의를 토론하고자 합니다.



2. 현직 교사로서 바라본 현실 문제


위에서 경력 교사의 입장에서 토론하고자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는 사립 고등학교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 실제 교육 경력은 15년 정도가 됩니다. 4년차 즘에 1정 교사 연수를 받고 2급에서 1급 정교사가 되었습니다. 이후로는 제 일신상에 큰 변화 없이 지금까지 근무해오고 있습니다. 즉 발제자의 발제 내용에서 전형적인 중견 교사의 모습에 해당된다고 할 수있습니다.


발제자가 적은 데로 “국가나 교육당국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바로 중견교사 이후 교육에 대한 열정이 저하되고, 자기효능감이 낮아지며, 이에 따라 전문성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직무 만족도도 떨어져 결국 번아웃에 이르는 교원들에 대한 회생 방안 마련이다”라는 지적은 제도적으로 분명 어떠한 접근이 필요한가에 대한 발제자의 시각이 잘 담긴 부분이기도 하지만, 실제 교사들이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 객관적으로 놓여져 있는지, 그래서 어떠한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중요하게 하고 있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본 학교의 여러 업무들의 모습, 그리고 그 구조 상의 특징으로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교사들의 ‘노동력과 시간을 갈아넣는’ 것을 요구하는 요소들이었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최근의 학교에서는 많은 교사들이 마치 구청 공무원 혹은 스타벅스 파트너로 일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가지고 일하게 되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친절로 고객 혹은 민원인의 요구 사항에 최대한 응대해야 한다는 틀 속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극 존칭 표현을 쓰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다. “점심을 드시고 나서…”, “귀가 하시다가..” 등등. 물론 교사 개인들의 교육관과 관계된 부분이기도 하지만, 학생에게 불필요할 정도의 과다한 친절 봉사를 교사가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수반되는 물질적, 비물질적 비용 (cost)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이는 교육 제도나 교육 정책과 관계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가령 교사의 ‘시간’과 ‘에너지’라는 요소에 대해 교육과정 상의, 그리고 교육 철학 상의 우선하는 가치(priority of values) 에 대한 고민이나 고려 없이, 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에 대한 고민 없이 교육제도나 관행이 일방적으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실제 현장에서 소위 ‘평교사’로 일하고 있는 주니어 교사건 시니어 교사건 이들에게 가장 좌절감을 주는 것은 제가 볼 때 여전히 철학 없는 통제적인 교육 정책의관습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구조와 상황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교직을 수행해 나갈 것인가는 교사 개인의 성향과 인격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는 발제자가 이야기한 자격연수 과정 및 주기적 역량 강화 직무연수 등의 제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또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평교사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경력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얘기한 발제 내용도 이런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리고 오늘 발제와 토론 내용은 교사 개인의 승진을 위한 동기 부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이 오늘 논의의 핵심 내용이라고 볼 수있겠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보면, 대부분의 평교사들이 하는 업무, 즉 담임 업무, 교과 교육 업무 등은 보직 업무에 비하면 경험이 경력으로 관리 되지 못하고, 교사의 높아지는 호봉 만이 유일한 보상이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령 부장교사들의 보직 업무는 그나마 동료교사들의 의한 평가가 자연적으로 기능합니다. 그러다 보니 특히 관리자 트랙으로의 승진을 꿈꾸는 교사들은 자신의 능력적 우수성을 그나마 외부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인 보직 교사의 길을 택합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교사들의 행정적 업무는 대학교에서는 일반 직원이 담당하는 업무들과 유사한 일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담임 업무와 관련하여 교사들이 가지는 감정과 시각은 전문직업성의 그것과 거리가 있습니다. 가령 선생님들이 담임으로 몇 년을 ‘보냈다’고 말을 할 때, 스스로도 그 담임을 했던 몇년의 시간을 통해 얼마 만큼의 성장과 교육전문직업적 발전을 이루었는지에 대해 그 의식은 막연할 뿐이며 정성적, 정량적 측면의 어떠한 경력 평가 척도도 없습니다. 그저 연도, 즉 햇 수 밖에는 남는 것이 없는 셈입니다. 발제자가 제시한 교원직급별 다층화 모델에서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수석교사 트랙 및 교육전문직원 트랙과 관련을 가진다고 할 수 있지만, 중고등학교에서는 그 평가 기준이 부재하므로 담임 업무의 질 관리는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교과 교육 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주에 국회에서 열린 대입제도 관련 토론회에서 어떤 발제자 한 분이 현재의 ‘수능 중심의 대학 입시에서는 교사가 더 좋은 수업을 만들려고 노력할 이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당당히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그런 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수능 중심의 대학 입시가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해서, 수능이나 모의고사 기출 문제를 정리한 프린트 유인물 나눠주고, 수업 시간에 참고서나 EBS 교재를 교과서 대신 주교제로 사용하는 등 노골적인 문제 풀이 위주, 요약 내용 암기 위주의 교육을 하는 대다수 교사들의 모습이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교사가 소신대로, 즉 전문직업적 자율성을 가지고 실행해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어떤 교사가 소신대로 수업하고 평가하는 것이 무조건 긍정적인 측면 만 가지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학교 교육의 목표가 더 좋은 수업을 하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할 수는 있지만, 그 ‘더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는 교육 철학의 영역이며, 이는 매우 논쟁적인 (controversial) 영역이기도 합니다. 수업 뿐 만 아닙니다. 무엇이 더 좋은 평가인가 역시 매우 모호하고 논쟁적인 성격을 가집니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덜 하겠지만, 중고등학교의 경우는 같은 교과 교사들끼리 학년과 반을 달리 들어갈 뿐 수업을 함께 하고 시험 문제 출제도 함께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이유인지 현장에서 학교의 교무부 시험 출제 연수에서는 항상 출제 교사들 사이의 협의를 강조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교사 간의 교육 지식이나 교육관의 차이는 현실적으로 많은 경우 좀더 공격적인 성향의 인격을 가진 교사 혹은 고경력의 선배 교사가 주도하는 데로, 그렇지 않은 교사가 타협해 나가는 경우가 많이 일어날 수 있게 됩니. 원래 ‘협의’라는 애매모호한 개념은 그런 면을 가집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 개인이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한 의지는 동료교사 뿐 아니라 학부모로 부터, 또 더 나아가 학생들에 의해서도 계속 도전 받습니다. 학생들은 기왕이면 하기 싫은 공부 덜하면서 그래도 점수는 좋게 받고 싶어합니다. 교과목에 대한 공부 그 자체에 흥미를 느껴서 학구열을 가지고 수업에 경청하는 학생은 한 교실에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교사라고 그런 학생들에게 수업 내용의 의미를 강조하며 철학을 가지고 매 시간 사투하듯 수업하는 대신, 적당히 타협을 보려는 유혹을 느끼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습니다. 이미, 수행평가는 말할 것도 없고, 고등학교 내신 시험 문제들의 요즘 수준을 보면 교사들이 학생들과 타협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이렇듯 교과 교육 업무와 관련하여 동료교사 및 학생들과의 타협의 압력은 상존합니다. 그리고 교사의 교과 지식 및 수업-평가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평가 기준은 이론적으로 잘 마련한다해도 현실적으로 교사의 실제 교육 행위에 제대로 적용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객관적인 제3의 독립 기관으로부터 교사의 지적 수준과 교육 활동 수준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교사의 상황은 연구 업적을 계속 쌓아나가는 한편 티칭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며 자신의 경력(C.V.)를 계속 업데이트해 나갈 수있는 교수의 경우와 많이 비교됩니다.그 결과 공부하지 않는 교사도, 비도덕적이고 비전문가적인 교사도 얼마든지 수능시험이 있든 없든, 교원 평가가 있든 없든 살아 남습니다. 아니 공부하는 교사보다 더 떵떵거리고 잘 지내기도 합니다. 무지할 수록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 수 없으니 당연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러한 논쟁적이고 혼란스러운 수업과 평가의 영역에서 진정으로 좋은 수업을 하고 좋은 평가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 자신이 계속 공부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더 많이 공부한 교육자가, 정확히는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보다 성숙한 교육자가, 더 좋은 교육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교과 교육 업무와 관련된 지속적인 공부는 교사의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 신장의 가장 핵심이기도 합니다. 또한 교사의 수업 및 평가 행위는 그의 교육과정에 관한 이해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고려해보면, 현재 교육전문직원 트랙에 도전하는 교사들의 노력은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전문직원 트랙과 수석교사 트랙 사이에 보다 분명한 구분이 요구되며, 이런 측면에서 오늘 발제자의 연구 내용을 토대로 수석교사 트랙의 활성화와 더불어 어떻게 수석교사 트랙을 현행 교육전문직원 트랙과 차별화 시켜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방안이, 특히 현장 교원들에 대한 홍보를 포함해서, 보다 세밀하게 요구된다고 생각됩니다.



3. 나가며


위에서 현장 교사의 보직 업무, 담임 업무, 교과 교육 업무를 각각 나누어, 평교사이자 경력교사 (시니어 교사)인 입장에서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발제자의 연구 내용을 토대로 보다 다층화된 직급별 승진 모델이 정책화된다면, 학교 현장에서 많은 (발제자의 표현대로) 중견 교사들이 선임교사로서 아마도 수석교사 트랙과 교육전문직 트랙, 혹은 관리자 트랙 사이에서 보다 명확하게 목표를 가지고 진로를 선택하고 계속적인 정진과 자기 개발 노력을 해나가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발표자의 제언에서 볼 수 있는 필수적인 정책 사항들, 가령 법령, 연수, 호봉 등의 문제와 더불어 저는 현장 교사로서 (발제 내용의 핵심 사항 중의 하나인) 수석교사 활성화의 본질은 수석교사 트랙이 교육전문직원 트랙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를 현장 교사들이 보다 분명하게 인식할 수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는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아울러 선임교사와 수석 교사 승진 및 선정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요구된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현재에도 수석 교사에 관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만, 교육전문직원 트랙이나 관리자 트랙과 차별화된 선정 기준이 보다 요구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한 수석 교사직의 경우 계약 갱신의 문제에 있어서도 정량과 정성 평가 기준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합하여 마련할 것인가의 문제는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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